몰도바에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가입을 찬성하는 비율이 예상 외로 낮아 박빙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20일(현지시간) 진행된 이번 투표에서 EU 가입 찬성 비율은 50.39%, 반대 비율은 49.61%로 나타났습니다. 투표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한때 반대가 찬성을 초과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찬성이 소폭 우위를 점했습니다.
이번 투표는 헌법에 'EU 가입 추진'을 명시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와 동시에 진행된 대통령 선거와 관련이 있습니다.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42%의 득표율로 과반을 넘지 못해 친러시아 진영의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과 내달 3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스토야노글로 후보는 26%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산두 대통령은 투표 과정에서 외국 세력이 유권자를 매수하려 했다는 주장을 하며 부정선거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몰도바 국익에 적대적인 범죄 집단이 30만 표를 매수하려 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고, 사법당국은 친러 성향 정치인 일란 쇼르가 유권자 13만 명을 매수하려 한 계획을 밝혔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산두 대통령과 EU 찬성 투표 비율이 비정상적이라며 친서방 진영이 불법 선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크렘린 궁은 이번 투표가 조작된 결과라고 반박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몰도바는 옛 소련의 위성국으로, 친서방과 친러시아 진영이 번갈아 집권해 왔습니다. 현재 산두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가입을 신청한 상태이며,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몰도바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계속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에서 친러시아 세력이 통치하고 있어,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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